거리를 걷다 보면 늘어선 매장 사이에 유독 강렬하고 상쾌한 향기로 시선을 끄는 매장이 있습니다. 오늘은 다채로운 컬러와 함께 향기 마케팅의 대표주자로 인식되는 자연주의 뷰티 브랜드 러쉬(LUSH)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브랜드의 시작
러쉬의 이야기는 영국의 항구도시 풀(Poole)에서 시작합니다. 뷰티&헤어 살롱에서 함께 근무하던 마크 콘스탄틴(Mark Constantine)과 리즈 베네트(Liz Bennett)는 환경친화적인 제품에 대한 공통의 관심사로 둘은 힘을 모아 사업을 시작했고, 몇 번의 우여곡절 끝에 지금의 러쉬가 탄생하게 됩니다.
STAGE 1 : 콘스탄틴 앤 위어(Constantine and Weir) 그리고 더 바디샵(The Body Shop)
1977년 마크와 리즈는 콘스탄틴 앤 위어(Constantine and Weir)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자연주의 화장품을 판매하기 시작합니다. 초기에는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브랜드의 방향성에 공감하던 더 바디샵(The Body Shop)의 창립자 애니타 로딕(Anita Roddick)을 만나 제품을 공급하게 되면서 사업은 성장합니다. 몇몇 제품이 더 바디샵(The Body Shop)의 베스트셀링 아이템이 되면서 회사의 최대 거래처가 되었지만, 거래 규모가 커지면서 동일 제품의 다른 유통 채널을 두고 있던 운영 방식에서 의견 차이가 생기게 되고, 결국에는 더 바디샵에 회사를 매각하게 됩니다.
STAGE 2 : 코스메틱 투 고(Cosmetic to Go)
이후 콘스탄틴 앤 위어(Constantine and Weir)의 핵심 인물들은 다시 한번 힘을 모아 코스메틱 투 고(Cosmetic to Go)를 설립합니다. 당시 개발한 배쓰 밤(Bath Bombs)과 샴푸 바(Shampoo Bar)는 지금도 사랑받는 아이템이 되었지만, 전화나 우편으로 주문하는 판매 시스템 운영에 익숙하지 않았던 탓에 이 사업 역시 거래처에 매각하고 마무리됩니다.
STAGE 3 : 러쉬(LUSH)
1995년, 코스메틱 투 고 매각 이후 핵심 멤버 6명은 그간의 노하우와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또 한 번 도전합니다. 그렇게 런던 도심에 매장을 열고 신선한 야채와 과일로 만든 제품을 판매하면서 드디어 지금의 자연주의 뷰티 브랜드 러쉬(LUSH)가 탄생하게 됩니다.
러쉬(LUSH) : 신선한, 초록이 무성한
브랜드명 러쉬(LUSH)는 공모를 통해 채택된 이름인데요, 사전적으로는 "신선한", "초록이 무성한" 정도로 해석됩니다. 설립 초기 고객들에게 새로운 브랜드의 이름을 공모했고, 그중 내부 검토로 브랜드의 방향성과 가장 잘 맞아 채택된 이름으로 지금까지 이어 어고 있습니다.
마크 콘스탄틴(Mark Constantine)
6명이 함께 설립한 브랜드이지만, 가장 잘 알려지고 많이 회자되는 중심인물은 마크 콘스탄틴(Mark Constantine)입니다. 지금의 러쉬가 보여주는 브랜드 정체성은 마크의 신념과 도전정신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인데요, 혁신적인 화장품에 대한 열정과 도전으로 브랜드의 근간을 만들었고, 동물실험 반대와 과도한 포장을 경계하는 신념을 지키면서 작은 가게를 지금의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010년에는 공로를 인정받아 아내이자 공동 창립 멤버인 모 콘스탄틴(Mo Constantine)과 함께 대영제국 훈장(Order of the British Empire)을 받았고, 2015년에는 영국 야생동물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5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될 만큼 환경과 사회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앞장서는 인물입니다.
브랜드의 이념과 방향성
러쉬는 윤리 의식을 갖춘 비즈니스를 지향하고 있는데요,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브랜드의 중심 주제로 두고, 제조에서 판매까지 일관성 있게 반영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자연에서 정직하게 얻는 신선한 재료를 직접 손으로 만들어 제공하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자연과 사람의 공존
러쉬는 자연과 사람이 서로 공존하는 방식을 탐구하는 브랜드인데요, 근로자의 인권이나 환경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 단체를 후원하고, 자체적으로 관련 정책을 마련하고 캠페인도 진행하면서 브랜드 철학을 지속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정직하게 얻은 원료로 러쉬를 찾는 고객과, 러쉬를 위해 일하는 사람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는 브랜드입니다.
2. 최대한 자연 그대로
러쉬 제품의 90%는 식물성 원료로 만든 비건(Vegan) 제품입니다. 설립 초기부터 자연주의 화장품을 모토로 탄생한 브랜드답게 인공 성분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면서, 기존 방부제의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에 주목합니다. 인공 방부제를 줄이기 위한 천연 방부제를 연구하면서 실제로 천연 방부제를 사용한 제품도 출시합니다. 최근에는 매출이 증가할수록, 자사 제품에 사용되는 보존제 매입량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습니다. 나아가 보존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고민하고, 지나치게 보존에 집착하는 대신 신선한 유기농 제품을 필요한 만큼만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3. 동물실험반대
러쉬는 론칭 초기부터 화장품에 동물실험이 필요 없다는 사실을 믿고, 직접 증명해 온 브랜드입니다. 자사 제품은 어떤 경우라도 고의적으로 동물실험에 관련된 원료나 제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엄격한 기준에 따라 공급 업체와 공급망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는 러쉬 프라이즈(LUSH Prize)를 개최하면서 동물실험 반대 운동에 기여한 단체나 개인을 선정해 상금을 주는 제도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 전략
러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다채로운 컬러와 향기입니다. 매장 앞에서는 향기에 매료되고, 매장에 들어서면 형형색색의 제품이 눈을 사로잡습니다. 여기에 경쾌하고 활기찬 음악이 더해지면서 마치 신선한 과일과 채소가 쌓여있는 시장 거리에 들어선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공통적으로 사람의 감각을 자극하며 소통하는 방식인데요, 후각, 시각, 청각, 촉각을 자극하는 공간 연출은 브랜드 이미지와 경험을 각인시키고, 경쾌하고 활기찬 고객 서비스로 러쉬가 추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브랜드의 현재
현재 비상장 기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러쉬(LUSH)는 세계 50여 개국에서 900개의 매장을 통해 소비자와 만나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2002년 진출해 70여 개의 매장이 운영 중입니다. 한국에서는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때문에 평가가 다양하지만, 브랜드 자체만으로 보면 제품의 95%를 비건(Vegan) 성분으로 채우고, 기부나 후원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캠페인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철학이 분명한 브랜드입니다. 이제는 충분히 성장한 대기업이 되었지만, 설립 당시 기업의 정체성과 윤리 의식을 잃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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