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장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유산균 열풍이 불었던 시기가 있습니다. 장 건강=유산균이라는 인식은 여전한데요, 그 시작은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오늘은 작은 유리병에 담겨 약국에서만 판매하던 요구르트를 세계적인 건강식으로 널리 알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다논(DANONE)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브랜드의 시작
1919년, 바르셀로나에 살던 아이작 카라소(Isaac Carasso)는 당시 영양실조로 인한 소화 장애로 많은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평소 유산균의 효능에 관심을 두고 있던 아이작은 파스퇴르 연구소와 협업해 유산균을 배양하는 작업실을 마련하고 요구르트를 생산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아들 다니엘 카라소(Daniel Carasso)의 별명이었던 다논(Danone)의 이름을 붙여 약국에서 판매를 시작합니다.
브랜드의 성장
1929년 아이작(Issac)은 프랑스로 이전해 파리에서 공장을 열고 사업을 확장합니다. 작은 유리병에 담겨 약국에서만 판매되던 다논(DANONE)의 요구르트는 일반 소매점의 유통채널을 확보하면서 빠르게 성장했고, 아들 다니엘 카라소(Daniel Carasso)가 사업에 합류하면서 1942년에는 미국까지 진출하게 됩니다. 미국에서는 미국식 발음을 고려해 "DANNON"으로 표기를 변경해 출시했고, 요구르트에 딸기잼을 곁들여 달콤한 맛을 더한 제품이 성공하면서 미국 시장에서도 자리 잡게 됩니다.
다논 그룹의 시작
1951년, 미국 시장 진출로 세계 시장 기반을 마련한 다니엘은 유럽 사업을 관리하기 위해 파리로 돌아옵니다. 당시 미국 사업은 일부 매각하지만, 유럽 사업이 더 크게 성장하면서 브랜드의 정체성 확립 시기에 다시 인수합니다.
프랑스로 돌아온 다니엘은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돌입하는데요, 1967년에는 프랑스 최대 치즈 생산 업체인 제르베(Gervais)와 합병하면서 제르베 다논(Gervais Danone)을 출범시키고, 1973년에는 프랑스 최대 유리 생산 업체인 BSN(Boussois-Souchon-Neuvesel)과 합병하면서 다논 그룹(Groupe Danone)을 탄생시킵니다. 이때 BSN이 보유한 생수 브랜드 에비앙(Evian)과 우리에겐 블랑 1664(BLANC 1664)로 익숙한 크로넨버그(Kronenbourg)도 확보합니다. 이후에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산업용 유리 제조부터 유제품, 육류, 생수, 시리얼, 스낵 같은 식품까지 다루며 덩치를 키우게 됩니다.
브랜드 정체성 확립
2000년대에 들어서 다논 그룹(Groupe Danone)은 유제품, 생수, 특수 영양식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2007년에는 유제품 사업부 이외의 대부분을 정리하고, 네덜란드의 경쟁 기업인 뉴미코(Numico)를 인수하면서 기업명을 다시 다논(DANONE)으로 변경합니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우크라이나 등 28개국에 생산 시설을 갖추고 러시아 유제품 시장의 21%를 점유한 유니밀크(Unimilk)까지 인수하면서 세계적인 유제품 가공 기업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이런 사업적 선택과 집중을 통해 다논은 유제품 생산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합니다. 국내에는 1990년 두산과 손잡고 요구르트 다농으로 진출하고, 여러 파트너사를 거쳐 현재는 롯데칠성과 풀무원을 통해 에비앙(Evian)과 액티비아(Activia)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방향성
모든 브랜드가 마찬가지겠지만, 기업의 전문성은 곧 품질의 안전성과 신뢰를 상징합니다. 다논은 사업 포트폴리오 정리 후 웰니스 산업을 이끄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는데요, 설립 초기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출발한 브랜드답게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지속 가능한 식품 공급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다논 연구소(Danone Institute)
다논은 1991년부터 다논 연구소를 설립하고 식품 연구와 함께 영양학에 관한 전문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식단을 위한 영양 전문가와 위원들로 구성된 비영리단체로 운영되고, 전 세계 18개의 연구소 네트워크를 통해 공중 보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임상영양학, 소아의학, 미생물학, 위장병학 등 다양한 분야의 의료 과학자들이 모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현재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출발해 약국에서 작은 유리병에 판매되던 요구르트 다논(DANONE)은 세계 1위 신선 유제품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2017년부터는 화이트 웨이브 푸드(WhiteWave Foods)를 인수하면서 유기농 식물성 제품 라인까지 확보합니다.
2023년 기준 매출 구성은 유제품과 식물성 음료가 54%, 특수 영양식이 30%, 생수가 16% 인데요, 신선 유제품과 식물성 음료는 세계 1위, 생수와 특수 영양식 제품군은 세계 2위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주요 매출 브랜드를 보면, 신선 유제품에서는 액티비아(Activia)나 인터내셔널 딜라이트(International Delight) 같은 요구르트가 있고, 생수는 에비앙(Evian)과 아쿠아(Aqua), 특수 영양식(분유와 환자용 영양 보조식)은 압타밀(Aptamil)과 뉴트리즌(Nutrison)에서 나옵니다. 압타밀(Aptamil)은 국내에서도 익숙한 분유 브랜드인데요, 유산균 요구르트로 역사가 깊은 브랜드의 전문성을 내세워 "아기의 건강을 위한 과학적인 모유 대용식"의 이미지로 유럽 시장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브랜드입니다.
세계 시장 매출 규모로 보면 유럽이 1위이지만, 국가별 매출 순위로 보면 의외로 미국이 1위, 중국이 2위, 프랑스가 3위를 차지합니다. 국가별 비율로는 북미 시장 매출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데요, 설립 초기 다니엘이 매진한 미국 시장 기반과 인지도 때문인지 미국 매출의 90%는 신선 유제품과 식물성 음료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Brand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쉐이크쉑(SHAKE SHACK) - 품격 있는 햄버거의 시작 (0) | 2024.05.14 |
---|---|
니베아(NIVEA) - 모든 보습 크림의 어머니 (0) | 2024.05.06 |
러쉬(LUSH) - 오감을 자극하는 자연주의 브랜드 (0) | 2024.04.29 |
바릴라(Barilla) - 150년을 이어온 세계 최대의 파스타 생산 기업 (0) | 2024.04.26 |
조 말론 런던(Jo Malone London) - 영국 상류층의 취향과 감성 (0) | 2024.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