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발전은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혁신적인 제품은 브랜드로 남아 역사가 됩니다. 오늘은 출시와 함께 스킨케어의 혁신을 이루고, 모든 보습 크림의 어머니로 불리며 100년 넘게 이어온 브랜드 니베아(NIVEA)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브랜드의 시작
니베아(NIVEA)의 출발은 1906년 출시된 비누였습니다. 1890년 독일의 약사였던 오스카 트로플로위츠(Oscar Troplowitz)는 또 다른 약사가 설립한 바이어스도르프(Beiersdorf)를 인수합니다. 그리고 1906년 아이작 리프슈츠(Isaak Lifschutz)와 함께 라놀린 기반의 유화제(Eucerit)로 만든 비누를 먼저 출시합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1911년 피부과 전문의와 함께 대량 생산이 가능한 세계 최초의 유수성 크림을 개발하면서 오늘의 주인공 니베아(NIVEA)가 탄생하게 됩니다.
Nix Nivis : 새 하얀 눈
니베아라는 네이밍은 유화제를 사용한 크림 제형의 특징인 "흰색"에 착안한 이름입니다. 라틴어로 "눈(Snow)"을 의미하는 Nix Nivis를 참고해 만들어진 네이밍으로, 영어로는 눈처럼 하얀 백설공주(Snow White)와 연결시켜 브랜딩에 활용합니다.
모든 크림의 어머니, 니베아 크림(NIVEA Cream)
아이작(Isaak Lifschutz)이 발명한 유세릿(Eucerit)은 물과 기름을 섞어주는 라놀린 기반의 유화제인데요, "아름다운 왁스"를 의미하는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이 성분의 개발로 현대 스킨케어의 초석이 되는 니베아 크림(NIVEA Cream)이 탄생하면서 "모든 크림의 어머니"라는 평가를 받게 됩니다. 출시 초기 오리지널 크림에 사용된 주요 성분 구성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거의 동일한 구성으로 제조되어 판매되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성장
니베아 크림은 출시와 함께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킵니다. 이전 스킨케어 제품과 달리 안정화된 유화제 덕분에 사용감에서 월등히 뛰어났고, 보존도 용이했습니다. 그렇게 사람들의 호응에 힘입어 바이어스도르프는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고 29개국에 진출하면서 사업은 빠르게 성장합니다. 물론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와 창립자였던 오스카(Oscar Troplowitz)의 사망으로 위기를 겪기도 하지만 사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했고, 1922년에는 함부르크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주식회사로 전환됩니다.
브랜드 전략과 정체성 확립
니베아 크림의 성공 이후 브랜드는 정체성을 명확하게 만드는 과정을 거쳐 다양한 상품군을 출시하면서 브랜드를 확장해 갑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파란색 시그니쳐 컬러도 이 시기에 정립되는데요, 이 파란색은 니베아를 대표하는 컬러로 자리 잡아 브랜드와 사업 전반에 일관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1. 시대정신을 반영한 브랜드 방향성 수립
1920년대 자유롭고 여유를 즐기는 시대상은 야외에서 즐기는 여가 활동이 늘어나는 계기가 되었고, 창백하고 연약한 피부보다 탄탄하고 건강미 있는 외모가 각광받게 됩니다. 이런 변화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즐겁고 에너지 넘치는 "건강한 이미지"를 콘셉트로 하는 모델과 광고 캠페인을 내세워 큰 성공을 기록하고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됩니다.
2. 블루틴(Blue Tin)의 시작
출시 14년 만인 1925년, 사업의 성장을 견인한 니베아 크림은 변하지 않았지만, 디자인과 브랜딩 방향성은 시대정신을 반영해 변화를 맞이합니다. 니베아는 "청춘"과 "여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기존의 화려하고 클래식한 아르누보(Art Nouveau) 스타일의 디자인에서 건강한 젊음을 연상시키는 파란색과 모던한 서체의 디자인으로 리뉴얼하고 브랜드 전반에 반영하게 됩니다. 오리지널 니베아의 상징인 원형의 파란색 캔 용기(Blue Tin)는 이때 탄생하게 됩니다.
3. 비치볼(NIVEA Ball) 캠페인
1960년대 사람들의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바닷가에서 즐기는 해변 문화가 붐을 이루던 시기, 니베아는 이런 트렌드에 주목하고 발 빠르게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캠페인은 니베아의 자외선 차단제를 가져오면 파란색의 비치볼(NIVEA Ball)을 나눠주는 방식이었는데요, "모든 사람들이 태양을 즐길 수 있게 도와주는 브랜드"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전략이었습니다. 오리지널 니베아 크림의 3D 버전을 연상시키는 파란색 비치볼은 결과적으로 건강한 젊음을 상징하는 "레저"와 "여가"라는 키워드와 맞물려 사람들을의 인식에 브랜드를 각인시켰고, 이후에도 40년간 지속되면서 성공적인 브랜드 캠페인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확장
1950년대 이후 바이어스도르프 혼란스러운 세계정세를 겪으며 대부분의 공장은 파괴되고, 유럽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상표권을 상실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클래식 브랜드로 자리 잡은 니베아를 바탕으로 사업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했고 나중에는 대부분의 상표권을 다시 찾게 됩니다. 바이어스도르프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정직성을 내세워 니베아의 제품군을 확대하고 유럽의 유서 깊은 전문 화장품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브랜드로 사업을 확장합니다. 스위스 피부 크리닉에서 탄생한 럭셔리 브랜드 라프레리(La Prairie)도 이 시기에 인수한 브랜드인데요, 1990년대 말에는 74개의 해외 계열사를 보유하면서 매출의 70%가 독일 이외의 지역에서 발생합니다.
브랜드의 현재
스킨케어의 혁신으로 평가받는 니베아 크림(NIVEA Cream)으로 시작한 바이어스도르프(Beiersdorf)는 170개 이상의 계열사를 보유한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현재 스킨케어 사업부의 주요 브랜드는 대중 시장을 겨냥한 니베아(NIVEA)와, 전문 의료 화장품 이미지를 내세운 유세린(Eucerin), 그리고 과학적 기술로 프리미엄 안티에이징 케어를 담당하는 럭셔리라인 라프레리(La Prairie)로 구성됩니다. 이 외에도 비건 화장품 샹테카이(CHANTECAILLE)나 통증케어를 전문으로 하는 한자플라스트(Hansaplast), 향수라인 8X4도 보유하고 있는데요, 주요 브랜드인 니베아(NIVEA), 유세린(Eucerin), 라프레리(La Prairie) 모두 국내에서도 익숙한 브랜드입니다.
잠깐 유행처럼 대중을 사로잡고 사라지는 브랜드와 달리 오래도록 곁에 존재하면서 일관성을 보여주는 브랜드는 그 자체로 신뢰를 더하고, 역사가 된 스토리는 단단한 브랜드 자산이 됩니다. 약사가 피부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시작된 파란 통 크림은 100년 넘게 우리 곁에서 꾸준히 성장했고, 당시 약사의 마음은 함부르크에 있는 바이어스도르프 피부연구센터에서 850명 이상의 과학자에 의해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
- 한 때 니베아 오리지널 크림(NIVEA Cream)은 고가의 브랜드 라 메르(LA MER) 크림과 유사한 성분 구성 때문에 대체품으로 인식되기도 했는데, 라 메르의 특정성분(해초 추출물)을 제외하면 보습을 담당하는 주요 성분 구성은 유사하지만 효과에 대한 개인차가 존재하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결과가 아니다.
- 2001년부터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바이어스도르프의 자회사 TESA는 접착제를 생산하는 125년 된 브랜드로, 해외 일부 국가에서 접착용 테이프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다.
- 바이어스도르프는 매출 기준 글로벌 화장품 기업 순위 7위에 위치한다.(2023년 WWD 자료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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