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rand Story

라미(LAMY) -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만년필

반응형

 

 

 

LAMY brand logo

 

 

 

 

글을 읽기보다 영상을 보는 게 익숙하고, 손글씨보다 타이핑이 편한 세상이 되었지만, 기록과 표현의 도구로 필기구는 늘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백 년 가까이 쓰고 그리는 표현의 도구를 만들어온 독일의 필기구 브랜드 라미(LAMY)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브랜드의 시작

미국의 고급 필기구 브랜드 파커(Parker Pen)의 수출을 관리하던 담당자 요셉 라미(Josef Lamy)는 고급 필기구에 대한 시장의 수요와 가능성을 보고 직접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1930년 독일의 하이델베르크(Heidelberg)에서 오토스 만년필(Orthos Fullfederhalt-Fabrik C.J Lamy)을 설립하고 필기구를 판매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성장

1939년, 세계적으로 혼란스럽던 시기에도 라미(LAMY)의 만년필은 20만 개 이상 판매될 정도로 인기 있는 브랜드였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해서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브랜드는 성장합니다. 균일하고 안정적인 필기감의  "LAMY 27"을 시작으로 필기구 브랜드로서의 인지도를 다지기 시작했고, 1964년에는 리필이 가능한 독일 최초의 볼펜(LAMY exact)을 출시하면서 고급 볼펜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며 성장합니다. 

 

브랜드의 정체성 확립

고급 볼펜 시장에서 자리 잡은 라미는 클래식 필기구의 정수인 만년필을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정립합니다. 기존에 없던 특별한 라미만의 디자인을 고민하며 당시 제품 디자인에서 선구적인 혁신을 보여준 브라운(Braun)이나 올리베티(Olivetti)의 디자인을 연구하며 새로운 만년필 개발에 착수합니다.

1. 라미(LAMY) 디자인 철학의 시작

1966년 가을, 혁신적인 디자인과 소재로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LAMY 2000"이 탄생하게 됩니다. 이때 개발의 바탕이 된 바우하우스(Bauhaus)의 "형태는 기능을 따라간다"라는 디자인 철학은 실용적이고 기능에 초점을 맞추는 라미의 디자인 언어로 자리 잡았고, 제품뿐만 아니라 패키지와 매장에서의 디스플레이, 광고까지 일관되게 적용되는 원칙이 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2.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만년필, 라미 사파리(LAMY safari)

LAMY safari ncode
출처 : LAMY 공식 홈페이지

1980년 라미는 프랑크푸르트 박람회에서 라미 사파리(LAMY safari)를 공개합니다. 이전에 혁신을 보여준 "LAMY 2000"과 마찬가지로 기능과 사용감에 초점을 두고 설계되었지만, 10~15세의 청소년을 주 타깃으로 기획된 제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인체공학적인 디자인과 견고한 내구성 때문에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인정받으면서 독일에서는 국민 만년필이 되었고, 2016년 기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만년필로 기록됩니다. 지금까지도 꾸준하게 사랑받는 제품으로 국내에서는 입문용 만년필로 알려져 있고, 현재는 블루투스로 디지털 기록이 가능한 스마트펜(LAMY safari ncode)도 출시되어 있습니다. 

 

브랜드 차별화 전략과 방향성

라미는 새롭고 현대적인 시도를 지향하지만 그렇다고 유행을 따르지도 않고 브랜드만의 정체성을 보여주는데요, 현대적인 감각과 시대를 초월하는 디자인, 품질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한 발 앞선 필기구 브랜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LAMY dialog cc pen
출처 : LAMY 공식 홈페이지

1. 품질에 대한 자부심

라미는 1930년부터 모든 제품의 95%를 하이델베르크(Heidelberg)의 본사에서 생산하고 관리합니다. 조립만 하는 게 아니라 잉크와 펜촉을 포함해 소소한 플라스틱 부품까지 모두 직접 생산하고 유통하는 데요, 특히나 정교한 필기구의 경우 수작업으로 조립하고 검수를 거쳐 유통됩니다. 라미는 자동화된 대량 생산의 이점보다 신중하고 철저한 관리를 통해 품질에 대한 신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브랜드입니다. 실제로 이 부분에 자부심을 가지고 독일에서 디자인하고, 독일에서 생산한 제품 (Design, Made in Germany)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2. 더하기가 아닌 빼기로 완성되는 디자인

1966년 출시된 "LAMY 2000"을 통해 정립된 디자인 언어는 이후에 출시되는 모든 제품의 기준이 되었고, 군더더기 없이 필요에 의한 형태만 남기는 디자인 철학을 유지합니다. 라미의 디자인 접근 방식은 공통적으로 아름답지만 기능적이고 내구성이 좋은 설계 원칙을 바탕으로 하는데요, 화려하거나 트렌디한 디자인이 아니라 오래도록 사랑받는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이런 방식을 유지하기 때문에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으로 평가받으며 다양한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하는 기록을 남기게 됩니다. 

 

브랜드의 현재

약 100년 전 독일에서 시작된 만년필 회사 라미는 매년 800만 개 이상의 필기구와 드로잉에 필요한 도구를 생산하며 전 세계 15000개 이상의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유럽과 뉴욕, 한국, 일본등에서 플레그십 스토어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21년 창립자의 뒤를 이어 회사를 이끌며 "LAMY 2000"을 탄생시킨 만프레드 라미(Manfred Lamy)가 사망하면서 3대에 걸쳐 가족 기업으로 이어오던 라미(LAMY)는 2022년부터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합니다. 그리고 2024년 2월 유니(Uni) 볼펜으로 잘 알려진 일본의 문구 회사 미츠비시(MITSUBISHI Pencil Company)에 매각됩니다. 사실상 일본 소유의 기업이 되었지만 생산은 여전히 독일 본사에서 진행하는 방침을 유지한다고 하는데요, 일본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미츠비시(MITSUBISHI Pencil Company)가 Made in Germany의 자부심을 가진 독일 전통의 브랜드와 만나 어떤 시너지를 보여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