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 시장을 주도하는 플레이어로 인텔리젠시아(Intelligensia Coffee&Tea), 카운터 컬처(Counter Culture Coffee), 스텀프타운(Stumptown Coffee Roasters), 그리고 블루보틀(BLUE BOTTLE Coffee)을 지목하는데요, 오늘은 커피계의 애플(Apple)로 불리며 국내에서도 비교적 친숙해진 브랜드 블루보틀(BLUE BOTTLE)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브랜드의 시작
2002년 캘리포니아의 오클랜드, 커피를 사랑하던 제임스 프리먼(James Freeman)은 풍미를 잘 살리지 못하는 지역 카페의 커피맛에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커피에 진심이었던 제임스는 직접 커피를 로스팅하기로 결심하고, 중부 유럽 최초의 카페로 알려진 블루보틀 커피 하우스(Blue Bottle Coffee House)*에서 이름을 빌려 오클랜드의 작은 창고에서 직접 커피 로스팅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지역 카페에 배달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던 블루보틀(BLUE BOTTLE)은 카페를 오픈하고 프리미엄 커피시장의 문을 열게 됩니다.
*블루보틀 커피 하우스(Blue Bottle Coffee House)의 유래
블루보틀(BLUE BOTTLE)이라는 이름은 오스트리아 비엔나(Vienna, Austria)의 전설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1963년 비엔나의 전투 영웅 프란츠 조지 콜쉬스키(Franz George Kolshitsky)는 전리품 중 커피콩을 발견해 비엔나 최초의 커피하우스 "Blus Bottle Coffee House"를 시작합니다.
당시 프란츠는 고급스럽고 귀족적인 이미지를 상징하는 블라우어 호이슬(Blauer Heisel), 즉 파란색 병을 카페의 상징 그림으로 사용했는데요, 제임스는 이 커피 하우스의 상징 그림에서 착안해 유러피안 커피하우스의 유산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이어받기 위해 이름을 블루보틀로 지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창립자인 제임스는 이 상징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아이코닉한 이미지로 승화시켰고, 브랜드의 이름을 직관적으로 담아낸 심플한 로고 디자인은 소비자에게 쉽게 각인되면서 브랜드의 인지도와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데 크게 기여합니다.
브랜드의 성장
사업 초기, 제임스는 최고급 원두를 로스팅해 48시간 이내에 풍미가 살아있는 원두를 공급하겠다는 일념으로 당시에는 생소했던 원두 구독 시스템을 도입합니다.
원두의 향과 품질에 집중한 이 전략은 거래처의 신뢰로 이어졌고, 제임스의 원두는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성장합니다.
본격적으로 카페를 시작한 이후에는 단 8가지 메뉴로 커피의 본질적인 부분에 집중하면서 벤처 캐피털의 투자를 받아 확장 기반을 마련합니다.
이렇게 시작한 블루보틀 카페는 오클랜드 케메스칼 지구에서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으로, 샌프란 시스코에서 뉴욕으로 이어지며 미국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합니다.
브랜드 방향성 차별화 전략
블루보틀은 처음부터 한결같이 커피의 맛에 가장 중점을 두고 성장합니다.
사실상 커피 시장을 점령했다고 보아도 무방한 스타벅스와 자주 비교되기도 하지만, 그 방향성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는데요, 언제나 빠르고 편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서비스하는 브랜드가 스타벅스(STARBUCKS)라면, 우수한 품질과 맛을 지닌 프리미엄 "커피"에 방점이 찍혀있는 브랜드가 블루보틀입니다.
1. 속도보다 깊이를 강조하는 브랜드 경험
국내에선 파란색 로고 디자인으로 더 주목받은 브랜드이지만, 블루보틀이 추구하는 브랜드의 목표는 최상의 맛을 지닌 커피 제공에 있습니다.
드립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미세한 맛에 신경 쓰며 정교하게 커피를 추출하기 위함인데요, 어디서든 빠르고 평균적인 맛이 보장되는 대중화된 브랜드와 가장 대비되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문과 동시에 기계로 내려 속도감 있게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바리스타가 정성 들여 커피를 내리는 과정을 공유하면서 여유와 향기를 함께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스타벅스도 특화 매장 개념의 리저브 R 매장을 통해 동일한 개념의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블루보틀처럼 모든 매장에 디폴트로 적용된 개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2. 소통과 집중을 위한 공간 문화
블루보틀의 매장은 공통적으로 오픈형 구조의 낮은 카운터로 바리스타와 고객의 경계를 낮추고, 제조 과정도 음미하고 공유할 수 있게 유도합니다.
이런 구성은 단순히 바리스타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잘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고객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환대의 정서를 보여주는 브랜드만의 접객 문화를 표현하기 위함입니다.
공간의 디자인도 절제되고 현대적인 인상으로 파란색의 로고를 제외하면 특별한 장식 없이 여백이 충분히 느껴지도록 설계하는데요, 제3의 공간을 통해 공간 자체로 또 하나의 상징과 기능을 전달하는 스타벅스(STARBUCKS)와 대비되는 전략입니다.
이런 방식의 인테리어 스타일은 "여백"을 강조해 담백하게 설계된 인상을 주는데요, 여기서 "여백"은 커피의 맛과 품질 이외의 모든 것을 덜어내 본질(커피)에 집중하는 브랜드의 정신을 잘 드러냅니다.
3. 사업의 본질, 커피의 품질
블루보틀(BLUE BOTTLE)은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 시장의 대중화에 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스페셜티 커피란,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 Specialty Coffee Association)에서 전문가들의 평가에 따라 원두의 형태와 결합 상태, 그리고 커피의 맛과 향까지 총 10가지 기준 항목에 대해 평가 후 80점 이상 획득한 커피를 말합니다.
일단 80점이 넘으면 스페셜티 등급으로 분류되지만, 80점 이상에서도 Outstanding, Excellent, Very Good의 세 단계로 구분되고, 90점 이상의 Outstanding 등급의 원두는 프리미엄 등급으로 일반 원두에 비해 두 배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되기도 합니다.
블루보틀은 이런 스페셜티 등급의 원두 중에서도 84점 이상 받은 원두만 사용하고, 대부분 유기농 인증을 받은 원두로 사용해 제공되는 커피의 품질을 관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브랜드의 현재
2002년 오클랜드의 간이 창고에서 시작된 블루보틀(BLUE BOTTLE)은 20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에 1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2017년에는 세계 최대의 식음료 회사인 네슬레(Nestle SA)가 지분 68%를 인수해 세계적인 식품 기업의 자회사가 되었고, 이후 네슬레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2019년 성수를 시작으로 현재 9개의 매장이 운영 중인데요, 최근 인텔리젠시아(Intelligensia Coffee&Tea)도 한국에 상륙하면서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 시장의 경쟁은 더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막 20년 조금 넘는 역사로 스페셜티 커피시장의 선두에 자리 잡은 브랜드는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나아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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