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 케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든 외과 의사가 있습니다. 오늘은 수술용 의약품으로 개발되었지만, 브랜딩을 통해 세계 판매 1위의 구강 청결제가 된 리스테린(Listerine)의 이야기입니다.
1. 브랜드의 시작
19세기말, 외과의사들은 수술 후 감염으로 인해 많은 환자를 잃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영국의 외과의사 조셉 리스터(Joseph Lister)는 페놀을 이용한 소독법을 도입하여 수술 감염률을 크게 낮추는 데 성공합니다.
비슷한 시기 미국에서 활동하던 또 다른 의사 조셉 로렌스(Joseph Lawrence)는 화학자였던 조던 램버트(Jordan Lambert)와 함께 의료 소독제로 사용될 수 있는 강력한 항균제를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의약계 혁명을 일으킨 조셉 리스터의 소독법은 그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1879년 마침내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항균용액 개발에 성공합니다.
이후 1881년 조던이 램버트 제약회사(Lambert Pharmaceutical Company)를 설립해 외과 수술 후 감염 예방을 위한 의료용 소독제로 판매하다가, 1914년부터는 일반 대중에게 구강청결제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리스테린(LISTERINE)이 탄생하게 됩니다.
L I S T E R + I N E
리스테린(Listerine)은 페놀을 이용한 소독법을 개발한 조셉 리스터(Joseph Lister)의 성에서 유래합니다.
조셉의 성(Lister)과 카페인(caffeine), 니코틴(nicotine)처럼 화학 물질에 주로 사용되는 접미사 "-ine"이 결합된 형태인데요, ine의 어원을 찾아보니 라틴어 "-ina"에서 유래한 단어로, ~와 관련된 또는 ~와유사한 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런 작명 방식은 살균 소독법(Antiseptic Surgery)을 개발한 조셉의 업적을 기리고, 세균억제라는 제품의 효능을 강조합니다.
로고 디자인
의료용 소독제로 사용되던 초기 로고는 클래식한 세리프 서체와 하단에 제품의 기능을 설명하는 문구로 전문성과 신뢰성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후 점차 대중화되면서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단순화되었고, 1995년 리뉴얼 이후로는 볼드한 고딕체의 디자인으로 정착합니다.
2. 브랜드의 성장
리스테린이 시판용으로 대중에게 출시되었을 당시, 미국인들은 구취를 큰 문제로 생각하지 않던 분위기였습니다. 더구나 특유의 강한 맛과 향 때문에 큰 호응을 얻지 못합니다.
하지만 1920년대에 들어서 "만성 구취(halitosis)"의 해결사라는 이미지를 부여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합니다.
생소한 의학 용어인 할리투스를 전면에 내세워 구취를 단순한 불쾌감의 수준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병처럼 광고한 건데요, 때마침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던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결국 이 캠페인은 구강청결에 대한 관심과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리스테린을 필수품처럼 여기게 되면서 폭발적인 판매량 증가로 이어지게 됩니다.
3. 브랜드 방향성과 성장 전략
리스테린은 "구강 건강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을 핵심 철학으로, 과학적 신뢰성과 전문성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140년 넘게 축적된 연구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입지를 선점하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주력합니다.
(1) 검증된 제품력
리스테린의 주요 성분은 항균제 역학을 하는 유칼립톨(Eucalyptol), 살균 효과로 유명한 멘톨(Menthol), 박테리아 억제 효과가 있는 티몰(Thymol) 등의 에센셜 오일이 구강 내 세균을 파괴하는 원리인데요, 이 배합 비율은 처음 출시된 100년 전과 거의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출시 이래로 기술의 발달과 다양한 임상 연구를 통해 효능을 검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지된 성분 구성과 배합 비율은 강력한 살균효과에 대해 검증된 안전성이라는 신뢰의 이미지를 부여합니다.
더불어 기본 배합에서 파생된 알코올 프리 제품이나 천연 성분을 활용한 다양한 라인업은 소비자층을 확대하고 구강 문제별 토털케어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축합니다.
(2)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
1920년대의 만성 구취를 의미하는 할리토시스(halitosis)라는 의학용어를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의 불안감을 공략해 성공했던 케이스처럼, 리스테린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의약품에서 출발한 역사성 때문인지 의료 전문가들과 지속적인 협업으로 전문성을 갖춘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소비자들의 구강관리 습관을 선도하는 구강 케어 브랜드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4. 브랜드의 확장
초기에는 단일 제품으로 시작한 리스테린은 현재 다양한 구강 관리 제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기능과 성분을 다양화한 맞춤형 구강 청결제뿐만 아니라 치약(Listerine Gum Care), 치실(Listerine Advanced Floss)은 물론, 리스테린 스프레이 (Listerine Pocketmist Cool Mint)나 리스테린 필름(Listerine PocketPaks)처럼 휴대성을 강조한 제품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면서 구강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다양한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참고로 리스테린을 곰팡이 제거나, 여드름케어, 벌레 물린 곳, 세탁등에 사용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살균 원리 때문에 오해할 수 있지만, 과학적으로 검증된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정해진 용도 외에 사용해선 안됩니다.
5. 브랜드의 현재
의사가 만들고 의사가 브랜딩한 리스테린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 구강 청결제 시장에서 약 3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1위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현재 85개국 이상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특히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리스테린과 가그린(Garglin)으로 양분되어 있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하며 후발 주자로 등장한 테라브레스(TheraBreath)가 있습니다.
운영현황 및 지배구조
기업 지배구조는 몇번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최초로 개발과 생산을 맡은 램버트 제약회사(Lambert Pharmaceutical Company)는 2000년 글러벌 제약회사인 화이자(Pfizer)에 인수되었고, 2006년 화이자가 리스테린을 포함한 생활 소비자 사업부를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에 매각하면서 현재 존슨앤존슨의 자회사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 리스테린 외에도 헬스케어 브랜드로 뉴트로지나(Neutrogena), 아큐브(Acuvue), 얀센(Janssen), 타이레놀(Tylenol)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Johnson & Johnson (JNJ) Stock Price, News, Quote & History - Yahoo Finance
Find the latest Johnson & Johnson (JNJ) stock quote, history, news and other vital information to help you with your stock trading and investing.
finance.yahoo.com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이나 효과에 대해 의견이 갈리기도 하지만, 기존에 있던 제품을 브랜딩을 통해 거의 새로운 제품으로 포지셔닝하고, 시장을 개척해 성공시킨 스토리가 흥미로운 브랜드입니다.
'Brand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토블론(TOBLERONE) - 알프스를 담은 스위스 국민 초콜릿의 비밀 (3) | 2025.03.10 |
---|---|
판다 익스프레스(Panda Express) - 수학 전공 CEO가 만든 미국 최대 규모 중식 체인 (1) | 2025.03.03 |
스테들러(Staedtler) - 360년을 이어온 독일 필기구의 자부심 (1) | 2025.02.17 |
메이지(meiji) - 일본 초콜릿의 근본 브랜드 (0) | 2025.02.10 |
네슬레(Nestlé) - 당신이 먹는 것의 절반은 우리가 생산합니다. (0) | 2025.0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