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가 없는 [無印], 좋은 품질의 상품[良品]을 뜻하는 이름을 내걸고 "이름보다 상품의 본질"에 집중겠다(No-Brand)는 모토로 출발해 지금은 그 자체로 하나의 명백한 브랜드가 된 브랜드, 세계적으로 No-Brand 전략 확산에 시초가 된 무인양품(MUJI)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브랜드의 시작
필요한 것만 남긴다.
필요하지 않은 것은 만들지 않는다.
1980년 일본 세이류 마트의 PB 브랜드로 출발한 무인양품(MUJI), 일본식 발음으로 무지루시( 無印良品 )는 "기분 좋은 생활을 돕는 최소한의 것"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초기 40개의 상품으로 시작해 꾸준히 성장하면서 1989년 독립합니다.
이렇게 시작한 무인양품은 브랜드 전반에 군더더기는 덜어내고 핵심만 남기는 방식을 꾸준히 고수하면서 단순한 생활용품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로 성장합니다.
브랜드 운영 현황
무인양품을 소유한 모회사 양품계획(良品計劃)은 먹고, 자고, 휴식하며 살아가는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 걸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22년 매출 기준으로 보면 의류 (36.8%), 생활용품 (46.9%), 푸드 (12.1%), 기타 (4.2%)로 구성됩니다.
MUJI | 우리에게 익숙한 생활용품 브랜드 |
CAFE & MEAL MUJI | 고품질 요리, 디저트, 음료등의 식음사업 |
MUJI Campsite | 산림지 관리를 포함한 캠핑장 운영 (일본 내 3개소) |
MUJI HOUSE | 모듈형 구조의 주택사업 자재 및 공간 컨설팅 |
IDEE | 인테리어 가구 & 공간 디자인 용품 생산 및 디자인 컨설팅 |
MUJI HOTEL | 호텔사업(일본과 중국) |
카테고리 구성을 살펴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생활용품과 의류가 주력분야이지만 건축, 호텔, 캠프장처럼 몰랐던 분야의 사업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철학
단순함은 화려함보다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단순함의 가치 체계를 구축한다면 빈약한 자원으로도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습니다.
-다나카 잇코-
무인양품(MUJI)의 디자인 철학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단순함인데요, 모든 제품에 심미적인 화려함보다 기능적으로 필요한 최소한의 요소만 남기는 설계 방식을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디자인에서 이런 설계 방식은 색상, 형태, 구성, 마감, 그리고 구조 전반에 걸쳐 반영되고 시각적으로 깔끔하고 절제된 인상과 기능적으로도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을 완성합니다. 이렇게 효율성과 기능성을 강조하는 단순화의 개념은 제품의 개별 디자인에 그치지 않고 포장방식이나 공간의 디스플레이처럼 전반적인 브랜드 운영 방식까지 확대되면서 브랜드 전체를 관통하는 주요 키워드이자 철학으로 작용합니다.
결국 양품계획(良品計劃)의 기업 이념에서 말하는 "덜어낼 수 있는 모든 것을 덜어내고 있는 그대로 만족스러운 제품을 만들자"라는 말에서도 엿볼 수 듯이 중요한 본질만 남기려는 이 단순한 원칙이 브랜드 전반에 녹아들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듯 보입니다.
거창하지 않지만 명확한 콘셉트와 논리적인 근거로 브랜드 운영 전반에 걸쳐 맥락적 일관성을 갖추려는 노력이 브랜드의 출발부터 현재까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는 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제품 개발 방향성
양품계획(良品計劃)은 "사람과 자연과 사물의 바람직한 관계와 풍요로운 인간사회를 생각하는 상품"을 만들고, "느낌 좋은 생활과 사회 실현"에 공헌하는 것을 기업이 지향하는 방향이라고 말합니다. 무인양품의 제품도 이 방향성 안에서 사용하기 쉽고, 유용하며,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을 고민합니다. 그리고 그 고민을 구체화하는 과정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몇 가지 기준을 설명하고 있는데요, 다음 네 가지로 요약됩니다.
- 지속가능성
- 사회문제
- 소비자 개성
- 문화와 전통
대부분 기업 보고서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는 요소들이지만 문화와 전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다만 키워드와 전개 방식은 모두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데요, 제품 개발에 있어 자연, 사람, 기업, 문화가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며 소통하는 브랜드가 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됩니다.
정리하면 존중을 통해 "바람직한 관계"를 생각하는 상품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상품으로 소비자에게 "느낌 좋은 생활"을 경험하는데 기여하는 브랜드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보입니다.
커뮤니케이션 방식
무인양품은 고객과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체험형 특화 매장을 확대하고 있는데요. 브랜드가 지향하는 메시지를 세분화해 더 선명하게 전달하려는 노력으로 보입니다.
1) 지점 별 오프라인 매장 특화
- 일상의 물건과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테마파크 콘셉트 매장(오사카)
- 음식과 주방에 초점을 두고 문화를 체험하는 매장(긴자)
- 의류의 가능성과 미래를 경험하는 매장(신주쿠)
2) 공식 앱(MUJI Passport) 활용
무인양품은 2013년부터 공식 앱을 MUJI Passport라는 네이밍으로 출시해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툴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활성 사용자 통계로 보면 브랜드 인지도 때문인지 일본 내에서는 활용도가 꽤 높아 보입니다.
- 일본을 포함한 11개국에 출시
- 22년 일본 기준 활성 사용자 약 1300만 명
- 일본 내에서만 이용 가능한 기능(매장 이용 예약, 재활용 회수, 지역 연계 커뮤니티 지원 서비스 등)
국내에서도 운영 중이지만 브랜드 콘텐츠에 비해 이용 편의성이나 UI/UX 디자인은 아쉽다는 평가가 많아 보입니다. 이용 경험자로서 개인적으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흥미로운 사실
- 일본 내 첫 직영 매장은 도쿄 아오야마에(1983), 첫 해외 매장은 런던에(1991) 오픈했다.
- 닛산과 협력해 로고 없이 한정판 자동차도 출시했다.(닛산 무지카 1000)
- 모듈형 주택 및 생활공간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MUJI House)
- 브랜드 모토는 이유 있는 낮은 가격이지만 국내에서는 비싸다는 평이 많다.
- 무지의 면이 사용되는 모든 제품은 오가닉 100% 코튼을 사용한다.
- 국내 최대 규모 매장은 스타필드 고양점이다.
- 후카사와 나오토가 디자인한 무인양품 밥솥은 포춘이 선정한 가장 위대한 현대 디자인 100선에 선정되었다.
- 오래된 옷을 회수해 재가공 후 판매하는 ReMUJI도 운영 중이다. (일부매장 한정)
- 예약으로 1시간 피팅룸을 독점 사용하거나 전문가의 코디, 퍼스널 컬러진단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의류 특화매장 한정)
'Brand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토케(STOKKE) -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브랜드 (0) | 2024.04.04 |
---|---|
제주 삼다수(Jeju Samdasoo)-국내 생수 1위 브랜드 스토리 (0) | 2024.04.02 |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 브랜드 스토리 (1) | 2024.03.30 |
크래프트 하인즈(Kraft Heinz) - 세계인을 사로잡은 빨간 맛 (1) | 2024.03.27 |
이솝(Aesop) - 더 적게, 더 확실하게 (0) | 2024.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