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산업 중에서도 가장 상위에 위치하는 카테고리를 고르자면 주얼리 산업일 텐데요. 그중에서도 하이엔드 주얼리는 스토리, 희소성, 품질, 역사성, 예술성까지 골고루 충족해야만 특별한 명품 브랜드로 인정받게 됩니다. 오늘은 사랑으로 시작되어 100년 넘게 각계각층의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온 명품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브랜드의 시작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은 사랑으로 탄생한 브랜드라고 말합니다. 1895년 보석상의 딸 에스텔 아펠 (Estelle Arpels)과 보석 세공인의 아들이었던 알프레드 반클리프(Alfred Van Cleef)가 사랑에 빠져 결혼하게 되면서 인연이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1906년 알프레드 반클리프(Alfred Van Cleef)는 에스텔의 형제와 힘을 합쳐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을 설립하고 프랑스 파리의 방돔 광장(Place Ven dome)에 첫 부티크를 오픈합니다.
사업적 인연으로 맺어진 단순한 비즈니스 파트너가 아니라 사랑으로 맺어진 두 가문의 이름이 지금의 브랜드로 이어져온 건데요, 이 스토리 때문에 이후 반클리프 아펠의 컬렉션에는 사랑의 상징이나 메시지, 징표와 같은 주제가 꾸준하게 등장하게 됩니다.
편의상 반클리프로 부르는 경우가 많지만 브랜드의 정식 명칭은 "Van Cleef & Arpels"입니다. 다만 국내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중간에 앤드는 빼고 “반클리프 아펠” 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성장
반 클리프 아펠은 1906년 최초의 부티크 매장을 시작으로 10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브랜드만의 고유한 세팅 공법(미스터리 세팅)과 유니크한 디자인을 통해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명성을 쌓아갑니다. 1925년에는 국제 장식예술 박람회에 출품한 작품이 수상하면서 주목받게 되고, 그레이스 켈리, 엘리자베스 테일러, 재클린 케네디, 영국의 다이애나비, 이란의 팔라비 황후처럼 시대를 대표하는 유명 인사와 로열패밀리의 사랑을 받으며 점차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됩니다.
주얼리 가공의 혁신 - 미스터리 세팅(Mystery Setting)
미스터리 세팅(Mystery Setting)은 1933년 프랑스에서 특허받은 반클리프 아펠 고유의 세공 기술로, 주얼리 제작에 있어 프롱(보석을 지지하는 발)이 보이지 않도록 홈을 파고 보석을 끼워 넣어 서로 물리게 고정하는 세팅 방식입니다. 설명은 단순하지만 상당히 고난도 기술이기 때문에 20세기 주얼리 가공 역사상 가장 급진적인 혁신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쇼메(Chaumet)나 까르띠에(Cartier) 같은 다른 주얼리 브랜드도 프랑스 외 지역에서 유사한 기술로 특허를 출원하긴 했지만, 반클리프 아펠만큼 광범위하게 사용하지 않고, 고도로 숙련된 장인들 중 극소수만 완전히 다룰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클립 1개 기준 평균 300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합니다.
결국 이 기술력은 반클리프 아펠을 상징하는 노하우로 자리 잡았고, 여기에 독창적인 디자인이 더해지면서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더해갑니다.
환상과 일상의 경계 속 디자인
반클리프 아펠의 컬렉션은 하이엔드 주얼리인 만큼 일상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브랜드는 아닙니다. 주얼리는 전통적으로 디테일과 정밀성을 요구하고, 대중성보다는 희소성의 가치로 완성되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브랜드가 컬렉션을 통해 다루는 이야기들은 의외로 자연의 생물, 시간의 흐름, 사랑의 감정처럼 친숙하고 서정적인 요소가 많이 등장합니다. 예를 들면 1968년 출시 이후 꾸준히 사랑받으며 국내에서도 비교적 익숙한 알함브라(Alhambra) 라인의 디자인도 행운을 상징하는 네 잎 클로버를 모티프로 탄생한 디자인입니다. 이 밖에도 나뭇잎과 꽃, 곤충부터 새나 고양이 같은 동물에 이르기까지 평범한 자연 속 요소를 다양하게 볼 수 있습니다.
브랜드 특수성만 고려해 특별한 아름다움이나 환상처럼 비범하고 희소성 있는 이미지만 강조하는 방식이 아니라, 단순하고 익숙한 소재로 일상과 맞닿은 아름다움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반클리프 아펠의 디자인 철학을 엿볼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
- 2012년 주얼리 예술 학교(LECOLE)도 설립해 지원하고 운영 중이다.
- 1906 파리 방돔 광장에 오픈한 첫 부티크 매장은 여전히 운영 중이다.
- 향수 라인도 판매하고 있다. 주얼리 가격이 워낙 고가라서 20-30만 원 사이의 향수 가격이 저렴하게 느껴진다.
- 1971년 제임스 본드의 영화 "다이아몬드는 영원히"에서 티파니 앤 코와 언급되며 등장한다.
- 1999년 스위스의 리치몬트그룹(Richemont)이 인수하면서 현재는 까르티에(Cartier), 몽블랑(MONTBLANC), 피아제(PIAGET), 바쉐론 콘스탄틴(Vacheron-Constantin) 모두 한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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