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식문화를 감각적인 디자인 언어로 재해석해 주목받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리스 로컬 푸드 브랜드에서 시작해 문화적 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는 이야이야 앤 프렌즈(Yiayia and Friends)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브랜드의 시작
Yiayia and Friends는 2017년 그리스 테살로니키의 디자인 에이전시 Beetroot Design Group이 독립적으로 론칭한 브랜드입니다. 상업적 목적보다 개인적이고 문화적인 동기에서 시작된 브랜드로, 창립자인 알렉시스 니쿠(Alexis Nikou)의 유년기 기억을 바탕으로 설계되고 탄생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어린 시절 세상의 모든 것을 돌봐주시고 언제나 영웅이었던 자신의 할머니에 대한 스토리가 있는데요, 간략하게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할머니는 언제나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나셨고,
평범한 것들을 맛과 향, 부드러움, 노래, 아름다움으로 빚어내셨죠.
치료하는 법과 설명하고 예측하는 방법을 아시고
어린아이를 남자와 여자로 자라게 하는 방법도 알고 계셨어요.
땅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식물과 동물과 이야기를 나누셨고,
별과 달, 구름과 바람의 소리도 읽을 수 있었죠.
알렉시스는 어린 시절 자신의 할머니가 만들어내던 삶의 리듬인 "자연과 호흡하며 요리하고 나누던 시간들"을 브랜드로 재해석하고자 했습니다.
결국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따뜻했던 기억을 시각적으로 구현해 감정적으로 전달하는 브랜드를 만들게 됩니다.
1) Y I A Y I A : 할머니
일반적으로 줄여서 "이야이야"로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정식 명칭은 이야이야앤프렌즈입니다.
여기서 "이야이야(Yiayia)"는 그리스어로 "할머니"를 의미하는데요, 우리말로 번역하면 "할머니와 친구들" 정도가 됩니다.
할머니는 브랜드의 핵심 철학을 대표하는 존재이자 브랜드 내 세계관을 이끌어가는 스토리텔러로서의 역할로, 브랜드에서 다루는 제품 하나하나가 할머니의 이야기와 연결되어 브랜드 전반에 정서적 서사를 부여하게 됩니다.
2) 로고 디자인
이야이야는 워드마크 형식의 로고를 사용하고 별도의 심벌을 사용하지 않는데요, 대신에 모든 캐릭터는 공통적으로 독특한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눈은 "관찰하는 시선"이라는 상징성 나타내며 브랜드의 비언어적 로고의 역할을 대신합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제품이 소비자를 바라보고, 제품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서로를 바라봅니다.
이 "눈"이라는 상징적인 시각요소는 "시선"이라는 개념 언어로 캐릭터의 독립적인 정체성과 브랜드의 디자인 철학을 전달하는 수단이 됩니다.
2. 브랜드 방향성과 성장 전략
이야이야는 형식보다는 철학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운영하고, 스토리텔링을 위한 시각 언어에 집중해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제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쟁 브랜드가 제품의 품질과 패키지 디자인에서 역사와 전통을 표현하려 한다면, 친숙하고 위화감이 없는 스토리에 무게를 두고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표현하는 전략입니다.
1) 형식보다 가치 중심의 브랜드 구성
이야이야는 정형화된 형식보다 그 안에 담긴 가치와 감각적 경험을 우선 생각했습니다. 올리브 오일 하나에 자연과 계절의 흐름, 지역 공동체의 노동윤리, 손으로 만든 정성이라는 가치를 담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합니다.
2) 문화적 정서 전달
이야이야는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내러티브에 집중하고 기획 의도를 전달하는데 효과적이고 적합한 방식을 찾아갑니다. 수치와 확장에 집중하는 성장보다 문화적 공감력을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생각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과 연결하는 방식을 모색했습니다.
3. 브랜드의 현재
처음 보면 "이쁜데 정체가 뭐야?"라는 생각이 들지만, 캐릭터와 배경 스토리가 알려지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디자인과 미식에 민감한 시장에서 점차 입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주력상품인 올리브오일 외에도 발사믹 식초와 캐릭터를 활용한 주방용품 및 굿즈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메인이 되는 올리브 오일은 기본 엑스트라 버진 외에 칠리, 레몬, 마늘, 바질 같은 향이 가미된 오일로 구성됩니다.
패키지를 잘 보면 기본(오리지널)은 검적색의 할머니 얼굴이 그려져 있고, 나머지 다양한 맛(친구들)은 눈만 있습니다.
국내에는 "Yiayia and Friends KOREA"라는 법인으로 운영 중이고, 2022년 서울에 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브랜드를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2024년에 두 번째 서울 매장을 오픈한 상태입니다.
브랜드가 성공하는 데에는 품질이나 디자인처럼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치겠지만, 이야이야는 따듯한 정서가 담긴 스토리가 큰 무기가 되는 브랜드라고 생각됩니다.
흥미로운 사실
- 다양한 캐릭터들은 실제 팀원들의 성격을 기반으로 디자인되었다.
- 성인 타깃으로 설계된 일러스트 디자인이지만,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아지며 키즈 라인을 고려하기도 했다.
- 초기에는 제품이 없이 캐릭터와 철학 중심의 브랜드 북이 먼저 공개되었고, 이후에 제품이 결정되면서 구체화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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