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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Story

피그마(Figma) - 벽을 허문 디자인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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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이라는 키워드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일하는 방식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은 지금, 디자인 업계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를 이끈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웹 브라우저 안에서 실시간 협업을 가능하게 만든 디자인 도구, 피그마(Figma)입니다.

오늘은 대학 기숙사에서 시작되어 어도비(Adobe)의 200억 달러 인수 제안을 받기까지, 13년간 디자인 업계의 판도를 뒤바꾼 피그마의 이야기입니다.

 

브랜드의 시작

브라운 대학교(Brown University)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하던 딜런 필드(Dylan Field)와 에반 월레스(Evan Wallace)는 2012년 우연한 계기로 디자인 도구의 한계를 체감하게 됩니다.

당시 디자인 작업은 철저히 개인적인 영역이었습니다. 포토샵(Photoshop)이나 일러스트레이터(Illustrator) 같은 데스크톱 프로그램으로 혼자 작업을 완료한 후, 완성된 파일을 이메일로 주고받으며 피드백을 받는 것이 전부였던 시절입니다.

딜런 필드와 에반 월레스는 브라운 대학교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공부하며 만났고, 2012년 피그마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같은 해 필드는 *틸 펠로우십(Thiel Fellowship)을 통해 10만 달러의 지원금을 받으며 학업을 중단하고 회사 설립에 전념하게 됩니다.

*틸 펠로우십(Thiel Fellowship): 20세의 선택 페이팔(PayPal) 창립자 피터 틸(Peter Thiel)이 운영하는 이 프로그램은 젊은 창업가들에게 대학을 그만두고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10만 달러를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브랜드의 방향성과 철학

피그마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는 명확합니다. 바로 "브라우저에서의 실시간 협업"입니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 혁신을 넘어서, 디자인 작업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철학에서 출발했습니다.

1. 접근성 강화

모든 곳에서, 모든 기기에서 2012년 브라운 대학교 학생이었던 딜런 필드가 브라우저 기반 디자인 도구를 구상했을 당시, 모든 디자인 도구는 데스크톱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디자이너들이 고립된 채 작업하며, 검토를 위해 파일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이었고, 피그마는 이런 제약을 없애고 싶었습니다. 맥이든 윈도우든, 심지어 크롬북에서도 웹 브라우저만 있으면 전문적인 디자인 작업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2. 협업 유연성 강화

기존 디자인 도구들의 가장 큰 한계는 협업의 어려움이었습니다. 디자이너가 작업을 완료하면 파일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고, 다시 수정하는 과정이 반복이었습니다.

피그마는 이 모든 과정이 실시간으로, 동시에 일어날 수 있도록 했는데요, 마치 구글 문서처럼 여러 명이 동시에 하나의 디자인 파일에서 작업하고,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한 겁니다.

3. 창작의 민주화

디자인을 모르는 사람에게 전문적인 디자인 프로그램은 비싸고 복잡했습니다. 피그마는 무료로(개인 사용자), 복잡한 설치 과정 없이 브라우저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구축했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구로 변화시켰습니다.

 

브랜드의 성장

피그마의 성장 과정은 실리콘밸리 기준으로도 놀라울 정도로 빨랐습니다. 2018년 피그마의 기업 가치는 1억 1,500만 달러였지만, 작년 펀딩 라운드에서는 급상승하게 됩니다.

초기의 회의적 반응

2015년 피그마가 공식 출시될 당시, 23세의 틸 펠로우인 딜런 필드가 공동 창립한 회사는 그레이록 파트너스(Greylock Partners)가 주도한 1,400만 달러의 시리즈 A 투자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초기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기존 데스크톱 도구에 익숙한 디자이너들은 브라우저에서 작동하는 디자인 도구에 대해 회의적이었습니다. 주로 성능 문제, 안정성 우려, 그리고 무엇보다 기존 작업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습니다.

전환점이 된 팬데믹

하지만 실제로 사용해 본 디자이너들은 점차 피그마의 진가를 깨닫기 시작합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원격 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실시간 협업 기능의 가치가 더욱 부각되었고, 2024년 3월 기준으로 피그마의 고객사에는 에어비앤비(Airbnb), 스퀘어(Square), 넷플릭스(Netflix) 같은 주요 기업들이 포함됩니다.

 

브랜드의 확장

피그마 협업 프로세스 예시 이미지
출처 : 피그마 공식 홈페이지

피그마는 단순한 디자인 도구를 넘어서 종합적인 디자인 플랫폼으로 진화했습니다.

1. 프로토타이핑

초기에는 정적인 디자인 작업에 집중했던 피그마는 점차 프로토타이핑 기능을 강화합니다. 디자이너들이 실제 앱이나 웹사이트처럼 동작하는 인터랙티브 한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개발자와의 협업도 한층 원활해졌습니다.

2. 디자인 시스템 일관성의 확보

대규모 조직에서 디자인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항상 큰 과제였습니다. 피그마는 디자인 시스템 구축과 관리를 위한 기능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했고, 여러 팀이 동일한 디자인 원칙과 구성 요소를 공유하며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보합니다.

3. 개발자 도구의 통합

디자이너가 만든 디자인을 개발자가 실제 코드로 구현할 때 발생하는 갭을 줄이기 위해, 피그마는 다양한 개발자 도구들을 통합합니다. CSS 코드 자동 생성, 에셋 자동 추출 등의 기능으로 디자인-개발 워크플로우를 한층 효율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전략적 차별화

피그마의 진짜 혁신은 단순히 '브라우저에서 작동한다'가 아니었습니다. 피그마는 세 가지 전략적 차별점을 통해 시장을 장악합니다.

1. 멀티플레이어 아키텍처

피그마의 가장 큰 차별점은 실시간 협업이 가능한 '멀티플레이어' 기술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여러 명이 동시에 작업할 수 있다는 점이 아닙니다.

피그마는 각 클라이언트에 고유한 ID를 부여하고, 새로 생성되는 객체 ID에 이를 포함시켜 두 클라이언트가 절대 같은 객체 ID를 생성하지 않도록 하는 정교한 충돌 방지 시스템을 구축해 경쟁사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기술적 해자(moat)를 만들었습니다.

2. 컴포넌트 시스템의 재발명

피그마는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할 때 기존 디자인 도구들과 전혀 다른 접근을 했습니다. 단순히 재사용 가능한 요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제 소프트웨어 개발의 컴포넌트 개념을 디자인 영역에 그대로 도입해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같은 언어로 소통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3. 버전 관리와 브랜칭

피그마가 도입한 혁신 중 하나가 바로 브랜칭 기능입니다. 기존 디자인 도구들은 파일을 복사해서 버전을 관리했지만, 피그마는 소프트웨어 개발의 Git 방식을 디자인에 적용해 메인 브랜치에서 작업 브랜치를 생성하고, 작업 완료 후 병합하는 방식은 대규모 디자인 팀의 워크플로우를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브랜드의 현재

2025년 1분기 매출 2억 2,820만 달러, 2024년 연간 매출 7억 4,900만 달러, 그리고 1,300만 명 이상의 월간 활성 사용자를 보유한 피그마는 이제 디자인 도구를 넘어 협업 플랫폼으로 진화했습니다.

2025년 7월 31일, 피그마는 상장을 통해 뉴욕증권거래소에서 'FIG' 티커로 거래를 시작했는데요, 공개 첫날 250% 상승으로 회사의 가치는 20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받게 되었습니다.

 

피그마 상장, 디자인툴 시장의 새로운 전환점 • 하루하루 좋은 날

피그마 상장을 통해 보는 디자인툴 시장의 미래와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shihoday.com

피그마의 성공은 단순히 좋은 기술을 만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디자이너들이 진짜로 원하던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을 브라우저라는 친숙한 환경에서 구현했기 때문입니다.

혼자 작업하던 디자이너들을 연결하고, 복잡했던 협업 과정을 간단하게 만들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든 것이 피그마가 업계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