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스포츠(JANSPORT) - MZ세대 스타일링 아이템이 된 백팩의 근본

 

 
시간이 흘러 추억 속 물건이 거리에 다시 등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오늘은 레트로 열풍을 타고 다시 등장한 Y2K 패션의 국민 가방 브랜드 잔스포츠(JANSPORT)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브랜드의 시작

1967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한 조용한 캠퍼스에서 등산 가방을 들고 고민에 빠진 청년이 있었습니다.

더 튼튼하고 모험에 적합하게 만들 수 없을까? 를 고민하던 청년 머리 골드먼(Murray Goldman)은 아내 제니스 "잔"(Janis Jan Goldman), 그리고 친구였던 스킵 요윙(Skip Yowell)과 함께 자신만의 가방 브랜드를 설립하게 됩니다. 

얼마 후 이들은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튼튼한 가방을 모토로 지퍼형 배낭과 가벼운 알루미늄 프레임 배낭을 선보이면서 첫 번째 잔스포츠가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JAN+SPORT

시작 부분에서 예상하셨겠지만, 잔스포츠의 이름은 창립자 머리의 아내였던 제니스 "잔"의 이름에서 유래했습니다.

머리는 자신의 아내를 일종의 "뮤즈(Muse)"로 설정했는데요, 잔의 강인한 성격과 모험정신은 "모험과 함께하는 든든한 동반자"라는 브랜드 방향성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로고는 비교적 단순한 텍스트 기반의 디자인으로 튼튼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이미지를 전달합니다. 초기 로고는 배경에 흰색 텍스트만 존재했지만, 리뉴얼 과정에서 붉은색을 더해 활력과 열정의 이미지를 추가합니다.  
 

브랜드의 성장: 등산 용품에서 젊음의 상징으로

브랜드 론칭과 함께 잔스포츠는 캠핑과 등산 애호가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특히 가볍고 튼튼한 소재가 당시 경쟁 가방들과 차별화되는 강점으로 부각되었고, 1980년대에 이르러 일반 학생들이 백팩으로 활용하기 시작합니다. 

브랜드가 일반인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하자 머리는 실용적인 가방에 대한 수요가 높고, 어느 정도 구매능력이 있는 고객층인 대학생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잔스포츠는 대학 캠퍼스를 돌며 신입생에게 가방을 무료로 제공하는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더불어 간소하고 실용적인 슈퍼색(Super Sack), 하단에 스웨이드 가죽을 덧댄 라이트팩(Right Pack), 그리고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대표 아이템인 슈퍼브레이크(Super Break)를 연이어 출시합니다.

가볍고 튼튼한 잔스포츠는 학생들 사이에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대학 캠퍼스에서 빠르게 확산되었고, 덕분에 젊음과 자유로움을 상징하는 대중적인 아이콘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브랜드의 방향성과 성장 전략

잔스포츠는 자유와 모험 정신의 철학을 바탕으로 50년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신뢰를 구축했고, 일상을 담는 삶의 든든한 동반자로 포지셔닝됩니다. 

1. Discover Freedom

출처 : 잔스포츠 공식 홈페이지

잔스포츠는 "모험을 통해 배우고 성장한다"는 철학을 기반으로 성장하는데요, 여기서 말한 모험은 단순히 등산 같은 야외 활동에 국한되지 않고, 살면서 마주하는 다양한 경험으로 확장된 개념입니다.

브랜드의 모토인 "Discover Freedom"도 같은 맥락에서 크고 넓은 세상으로 향하는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2.  Build to last

출처 : 잔스포츠 공식 홈페이지

브랜드 슬로건 중 하나인 "Build to last"에서 알 수 있듯, 시애틀의 작은 차고에서 생산하던 시기부터 잔스포츠는 실용성과 내구성에 집중합니다.

경량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활동성을 높이고, 가방의 본질인 수납의 기능적인 측면을 강조한 디자인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평생 보증 정책(Lifetime Warranty) 같은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로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합니다. 
 

브랜드의 확장 

튼튼한 등산가방으로 시작한 잔스포츠는 브랜드의 성장과 함께 다양한 디자인을 추가하고, 세대와 상관없이 실용적인 데일리 백의 이미지를 만들어 갑니다. 

1990년대에는 휴대성을 강조한 미니 백팩 하프파인트(Half Pint)나, 학생들을 위한 대용량 가방으로 설계된 빅 스튜던트(Big Student)를 출시하며 학업용뿐만 아니라 여행용으로도 인기 있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고, 최근 레트로 열풍과 함께 다시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역시 유행은 돌고 돕니다.

모험과 탐험을 추구하는 젊은 브랜드는 여행가방, 캐리어, 일상용 백팩까지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서 미국을 넘어 유럽과 아시아 지역까지 진출했고, 현재는 약 6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현재 

아내에게 영감을 받아 시작한 등산가방 브랜드는 50여 년의 시간을 지나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고, 레트로의 아이콘에서 MZ 세대의 스타일링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1986년부터는 VF코퍼레이션(VF Corporation)에 인수되었었는데요, VF코펄레이션은 잔스포츠(JANSPORT) 외에도 반스(Vans),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 팀버랜드(Timberland), 딕키즈(Dickies)와 같은 아웃도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V.F. Corporation (VFC) Stock Price, News, Quote & History - Yahoo Finance

전 세계 백팩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약 10%로, 북미 시장에서 학생용 백팩의 점유율은 약 2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 시장에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Y2K(2000년대 초반) 패션의 부활과 맞물려 더 주목받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2024년 기준으로 한국 시장에서의 매출은 전년 대비 80% 정도 증가했고, 스타필드 입점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을 확보하고, 무신사 트레이딩과의 협력을 통해 온라인 유통 채널을 확대하면서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인 결과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매출 성장은 실용적이고 베이직한 디자인이 뒷받침되고, 옛날 감성 한 스푼이 더해져 만들어낸 결과라는 생각도 듭니다.

유행은 나타났다 또 언젠가는 사라지겠지만, 보유한 본질적인 강점과 신뢰가 유지되는 한 브랜드는 더 오래 지속될 거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