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의 가치에 값을 매긴다면 얼마가 적당할까요? 오늘은 스웨덴 왕실의 공식 침대로 알려진 해스텐스(Hästens)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브랜드의 시작
1852년 스웨덴의 페르 아돌프 얀슨(Pehr Adolf Janson)은 말의 안장을 제작하는 기술로 장인 인증 자격증을 취득합니다. 그리고 최상품 말총(꼬리털)을 사용한 최고급 안장을 만들어 실력을 인정받게 됩니다.
귀족의 고유문화였던 승마 용품을 다루는 사업의 특성상 자연스럽게 부유층을 상대로 한 고급 매트리스와 가죽 제품까지 확대되면서 브랜드로 성장했고, 17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해스텐스(Hästens) : 말(Horse)
스웨덴어로 해스트(Häst)는 말(Horse)을 의미하는데요, 해스텐스(Hästens)는 문법적으로는 "말의" 또는 "말의 것"이라는 소유격 표현에도 사용되지만, 이제는 브랜드명으로 자리 잡아 별도의 고유명사로도 인식되고 있습니다. 마구(馬具) 장인 가문의 전통을 계승하고 정체성 담아내기 위한 노력은 1917년부터 사용된 로고의 말 이미지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브랜드의 성장
1885년부터 페르 아돌프(Pehr Adolf Janson)가 운영하던 사업은 아들인 페르 투레(Per Thure Janson)가 물려받게 됩니다. 아들도 아버지의 사업 방식을 본받아 품질에 집중하면서 시대의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하며 사업을 이끌어 갑니다.
자동차가 처음 도입되던 시기에는 자동차 시트까지 제작하며 사업을 확장했고, 쿠션이나 매트리스에 비중을 늘려 사업 다각화를 통해 세계적으로 혼란스럽던 시기에 브랜드를 유지합니다.
브랜드 정체성 확립
페르(Per Thure Janson)의 아들 데이비드(David Janson)가 사업에 참여하면서 브랜드는 본격적인 변화를 맞이합니다. 데이비드는 자동차가 도입되면서 교통수단의 변화가 사업에 영향을 미칠 거라고 판단했고, 1917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침대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지금 사용되는 브랜드 로고도 이때부터 등장하기 시작하는데요, 브랜드 유산과 장인정신을 기억하기 위해 말(Horse)의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합니다.
주력 상품을 침대로 전환하면서 해스텐스는 품질에 더 집착하기 시작했고, 수면의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브랜드만의 철학을 만들어갑니다. 데이비드는 전체 공정 관리를 위해 생산 설비와 공장을 확장하고, 침대 전문 브랜드답게 최고급 깃털을 사용한 침구류 라인도 추가해 전문성을 더해갑니다.
브랜드 차별화 전략
1. 브랜드 헤리티지 존중
오랜 시간 장인정신으로 마구(馬具)를 만들어온 가문의 기술력과 노하우는 소재의 선택부터 가공까지 고스란히 녹아 브랜드만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해스텐스는 일반적으로 고급 매트리스에 사용되는 깃털대신 고온 살균 처리된 말총을 핵심 소재로 사용하는데요, 말총 자체가 통기성이 좋고 희소성이 높아 고급 소재로 인식되는데 그중에서도 최상품만 선별해 자체 공장에서 수작업으로 가공합니다.
이렇게 탄성을 높인 말총은 스프링처럼 완충 역할을 하고, 섬유와 함께 여러 개의 층으로 쌓아 올려 봉합해야 드디어 매트리스가 하나가 완성됩니다.
2. 품질에 대한 집착, 장인정신
최상의 재료로 최고급 제품 생산을 고수하는 브랜드답게 해스텐스는 전체 공정이 전통방식 그대로 수작업으로 제작됩니다.
스프링은 하나하나 손으로 압력을 테스트해 균형을 맞추고, 목재는 나사못을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결합해 소음을 줄입니다. 소재도 인공적인 재료를 최소화하고 라텍스 고무나 플라스틱 대신 최상급의 말총, 양모, 아마 섬유(리넨), 울, 그리고 120년 이상된 스웨덴 소나무로 자연에서 엄선된 재료를 고집합니다.
주문이 몰려 핵심 소재인 말총의 공급이 부족해졌을 시기에는 세계 각지를 돌며 기준을 충족하는 말총만 선별해 조달했는데요, 가까운 지역에서 적당한 품질로 수요를 맞추는 게 수익 측면에서는 유리했겠지만 설립 초기부터 이어져온 장인정신을 잊지 않고 품질에 대한 철학을 보여줍니다.
3. 디자인을 활용한 브랜드 가치 제고
1960년대에 데이비드(David Janson)의 딸 솔베이그(Solveig Ryde)와 사위 야크(Jack Ryde)가 사업을 물려받는데요, 이 시기 해스텐스는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디자인을 활용합니다.
대표적으로 1987년 등장한 파란색과 흰색의 패턴입니다. 초반에는 당시 유행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이제는 해스텐스를 상징하는 아이코닉한 디자인으로 자리 잡아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 패턴은 브랜드를 상징하는 디자인 요소이기도 하지만, 장인이 매트리스 내부의 충전재 레이어를 결합하기 위해 한 땀 한 땀 꿰맬 때 기준점이 되어 바느질의 오차와 작업시간 줄여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브랜드의 현재
국내에서는 제니와 아이유가 쓰는 초고가 침대로 더 주목받았지만, 해스텐스(Hästens)는 단순히 비싼 침대가 아니라 오랜 시간 수면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온 브랜드로 보입니다. 침대만 생각하며 100년 넘게 브랜드의 명성을 유지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닐 테니까요.
해스텐스는 100주년이 되던 1952년 스웨덴 왕실의 공식 침대 납품업체로 선정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았고, 제작의 전 과정에 친환경 방식을 도입해 북유럽 환경 인증인 "스완 인증서(Swan Certificate)"을 최초로 획득한 침대 제조사로 기록됩니다. 현재는 창립자의 5대손인 얀(Jan Ryde)이 물려받아 가족경영 체제를 유지하며 브랜드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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